발만 여러 차례 담갔다가 빼길 반복했던 월급쟁이부자들 입성기
아이를 위해 일을 그만두기 전 나의 마지막 회사는 부동산 회사였다. 그 얘기를 하면 다들 와 그럼 소스도 많이 들었을 거고, 이곳저곳 뭔가 자산을 많이 갖고 계시겠네요? 하지만 사실 부끄럽게도 난 부동산 관련해서는 일자무식이었다.
시행사였던 회사는 아파트와 상가시설을 짓고난 뒤 일부는 분양하고 일부는 보유하면서 직접 콘텐츠를 넣고 운영까지 해보겠다는 포부에서 자사를 설립했고, 이전 관련 내용으로 컨설팅을 했던 나는 그 계기로 합류하게 되면서 콘텐츠 디렉터로 일을 하게 되었었다. 서당개처럼 그 바닥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 있었지만 그래도 그땐 당장 눈앞의 프로젝트들의 디데이 맞추는데 급급했고, 맞벌이 부모로서 자식에게 느껴지는 죄책감만 가득했던 월급쟁이였다.
하지만! 어떠한 계기로 이대로만은 안된다! 뭐라도 해야 한다! 는 생각에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하며 입성하려 했었으나, 중도 포기하고 엎어지기 수차례. 진짜 일만 그만둬봐라 했었다.
그렇다면 퇴사 후 벌써 여러 해 지난 지금의 나는 어떨까?
작년부터 마음 단디 먹고 시작한 투자공부를 지금까지 계속 지속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이탈도 있었다. 여행, 추운 겨울 등의 이유로... 아이 부끄러워.)
1. 신사임당 유튜브 아는선배에서 알게 된 너나위님
한창 회사를 다니던 시절 출퇴근 시간에 오가며 자주 보던 신사임당 님 유튜브의 아는 선배라는 코너가 있었다.
신사임당 님이 사연을 먼저 읽고 그에 대해 부동산 투자 선배의 입장에서 현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조언을 해주는 형태였는데 그곳에서 너나위님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사연자의 안타까운 상황을 들으면 어느 순간 코가 빨개지며 울컥하며 눈물도 흘리셨다. 잉? 대문자 T인 신사임당 님 유튜브에서 이런 F감성이라고? 첨엔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나도 같이 울컥울컥. 반전은 그러다가도 조언을 해줄 때는 날카로운 관점으로 정말 도움이 될만한 말들만 착착해주셨다.
2. 이대로는 안된다 뭐부터 시작할까? 너나위님 따라가자!
일만 열심히 하고 정작 내 집 하나 마련하는 것을 신경도 안 쓰고 있다가 사연자들의 얘기를 보고 들으며 와 진짜 이러다간 곧 나의 미래가 되겠는데? 싶었고 갑자기 무서워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할까 싶다가 그래 일단 너나위님이 어디서 뭘 하시는지 찾아보자 하고 알게 된 것이 월부! 월급쟁이 부자들이었다.
3. 그럼 이제 뭐 하면 되나? 너나위님 강의를 들어보자!
그렇게 입성하게 된 월부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맞는 강의를 할 뿐만 아니라 강의를 들으면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 함께 모여 알아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나위님이 하시는 강의 중 내 집마련 관련 강의가 있어 그래 이것부터 해볼까? 하는 생각에 신청을 한 것이 내 집마련기초반이었다. 다. 강의 설명과 후기들을 읽다 보니 진짜 이러다 내 집 마련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하고 난 뒤 조편성도 되어 한 달 동안 함께 서로에게 힘이 될 내 조원들도 생겼다.
그런데 와 만만치 않더라. 보통 평일의 경우 맞벌이 부부이니 남편과 번갈아 가며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를 픽업해 와 육아를 하다 지쳐 쓰러져 잠들거나 아니면 밀린 업무 하느라 회사에 밤늦게 까지 남아 야근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주말은 평일동안 주지 못한 사랑 채워준다고 아이와 내내 붙어 보내느라 다른 시간을 낼 여력이 없었다.
결국 첫 강의는 결제만 해놓고는 제대로 참여도 못해보고 그냥 날아갔다.
4. 한 번도 완강을 못하고 처참하게 엎어진 3번의 시도
지금 사이트에 접속해서 나의 구매내력을 보면 기가 막힌다. 시작이 21년 3월인데 딱 전세 만기 3개월 전 집주인이 실거주할 테니 나가달라고 했던 그 시점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그래 진짜 한다! 나 한다! 등록했다!
이래놓고는 같은 강의 신청을 뭐야 3번이나 1년에 한 번씩 3번이나 했잖아 아오.
난 3월에 보통 뭔가 각성을 하나보다. 심지어 다 3월에 신청을 했었어.
앞선 2번의 강의는 잘 기억도 안 난다. 불안할 때 한 번씩 시도는 했었구나 싶은 정도.
마지막 강의에선 아직도 기억나는 점이 있다. 그 당시 조장님과 주고받았던 카톡 내용이다. 열정 가득히 조원들을 챙기면서 함께 열심히 해보자는 분이었는데 내가 계속 이탈의 조짐이 보이니 자주 나의 상황을 체크해 주었었다. 강의는 들었는지, 과제는 했는지, 뭐가 어려워서 계속 주저하는지에 대한 것 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민폐가 없다. 각자 자기 니즈에 따라 모였고 리드를 해주는 게 조장의 역할이라지만 그렇게 딥하게 나를 케어해 주었던 점을 떠올려보면 미안하기만 하다.
처참하게 돈만 날리고 미안함만 그득 마음에 안은 채 끝났던 월급쟁이 부자들 입성기.
24년도엔 달라졌을까요? 달라졌어요. 조금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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