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3대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엄마, 나와 내 여동생, 그리고 딸아이까지. 여자들끼리 매 해 떠나던 여행에 올해는 부쩍 큰 귀여운 조카까지 총 5명이 함께 하기로 했다.
숙소비를 지원하기로 한 엄마의 강력한 단 하나의 요구 조건
"올해는 한옥에서 숙박 한 번 해보고 싶다! "
한옥 좋지~ 그런데 어디로 가지? 한참을 얘기 나누다 컨디션 조절을 가장 최우선으로 이동 동선이 비교적 짧은 서울 북촌 한옥마을로 선택지를 좁혔다. 좋아 이제 골라보자고
1. 오픈 세일 중인 북촌 한옥 숙소, 만월정
1-1. 한옥 숙소비 부담스럽다면 새롭게 문을 연 곳 두드리기
알아보다 보니 무엇보다 우리에게 닥친 난관은 가격대였다. 생각보다 한옥 숙소는 가격이 너무 높잖아! 숙박비는 내가 쏜다 하고 외쳤던 엄마도 독채 한옥 숙소의 가격을 보시니 깜짝 놀라셨나보다. 가격 생각 말고 골라보자 하고 맘에 드는 걸 보면 거진 1박에 50만 원이 넘어가고 아예 10만 원 대로 저렴한 곳을 찾아보니 그런 곳은 게스트하우스 형태로 아이들을 데리고 이용하기엔 무리가 있겠고 이럴 거면 호텔이 낫지 않나
와~ 찾았다! 하고 예약단계로 넘어가 보면 기준 인원 자체를 낮게 설정해 놔서 허용 가능 인원 안으로 이용하려는 것임에 불구 추가 비용이 일차적으로 붙고, 거기다 청소비는 다른 유형의 숙소들에 비해 높더라. 결국 이거 저거 다 붙으면 기존에 내가 그 숙소를 맘에 들어하며 예약 버튼을 누를 때의 기분은 온데간데 사라지기 마련. 허허허.
답답하기만 했던 써치 과정 중 빛이 보이기 시작했던 건 신상, 리모델링, 새롭게 문을 연 등의 문구를 달고 프로모션 중인 한옥 숙소들을 들여다보면서부터였다. 일시적인 할인을 내걸고 있어서 얼마나 반갑던지.
게다가 그런 숙소들이 더 마음에 들었던 점은 최대한 원래의 모습을 살리면서도 내부시설에 현대적 이점을 잘 살려 리모델링되어 있었고, 그만큼 누구나 걱정하는 청결도에 있어선 걱정할 바 없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방문했던 사람들의 리뷰가 좋았다.
1-2. 따로 또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옥의 구조
우리는 휴식을 가장 중점을 두고 있었기에 숙소를 고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아무래도 공간의 구조였다. 쉴 때는 각자 공간이 분리되어 푹 쉬고, 그 외 시간엔 이야기 나누고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 곳이 있으면 되었다.
고를 때는 나름 심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선 한옥의 특성상 어디든 웬만하면 다 맘에 들지 않았을까 싶다. 진짜 큰 대저택이 아닌 이상 일반 가옥의 경우 보통 한 건물당 2-3개의 방이 있고 두 개 정도로 분리된 건물 두 개가 중정을 끼고 마주 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인 내 아이와 남자 조카는 따로 떼어놔야 푹 잘 거고 어차피 각각 엄마와 함께 잠들고 싶을 거다. 그럼 방 2개가 필요하고 거기다 엄마가 혼자 쉬실 수 있게 방이 하나 더 있음 더 금상첨화겠지. 침실 3개에 함께 모일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 거실과 같은 공간이 있음 최고겠다고 생각했다.
공간의 분리에 있어선 대게의 한옥들은 충분하다 보았으니 우리가 체크할 건 함께 모여 앉을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는지 (있다면 당연히 그만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고), 충분한 식기류가 준비되어 있을지에 대한 부분만 확인하면 되었다.
2. 곳곳이 힐링 포인트 3대가 다 만족했던 전통 한옥 숙박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 데려다주며 구경만 하고 집으로 돌아갔던 신랑이랑 봄이나 가을 햇볕 따뜻할 때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전통 한옥 숙소, 만월정
북촌한옥마을 중심으로의 접근이 매우 좋을 정도로 가까웠는데 숙소는 딱 사진 찍으러 일부러 찾아오는 한옥 밀집 지역으로 관광객 통행금지시간까지 정해진 곳이라 해가 질 무렵부터는 되려 고즈넉하니 휴식 취하기엔 너무나 좋았다.
전통 한옥이 가진 웃풍을 별로 느낄 수 없고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던 건 세심하게 준비한 호스트의 배려 덕택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의 화장실 이용이 걱정이었는데 바닥 난방과 천장 온풍기로 씻을 때 공기가 아주 훈훈해서 딸은 여기가 우리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하하핳
어매니티도 젊은 사람들 취향에 맞춰 화장실은 이솝으로 향기로왔고 다이슨 드라이어도 구비되어 있었다. 부엌엔 넉넉한 식기류가 있어 간식 타임이나 식사를 할 때 골고루 잘 사용할 수 있었다. 종류별로 골라마실 수 있도록 준비된 네스프레소 캡슐 덕분에 다양한 커피를 즐기고, 오설록 티는 엄마가 특히 맘에 들어하셔서 근처 오설록을 방문해서 같은 것을 구입하시기까지 했단 사실~!
2-1. 창문마다 한옥 마을 뷰
우리가 머물 한옥이 백 년 역사를 지녔다고 하더니, 테이블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전통기와가 펼쳐지고 그 너머로 보이는 나무가 범상치 않아 보였다. 잎은 겨울이다 보니 다 떨어졌는데 딱 보니 아주 나이 많은 은행나무다.
숙소로 들어갈 때 언덕 초입에 위치한 학교 출입문이 특이하다 생각만 하고 지나갔었는데 알고 보니 그 학교에 위치한 나무란다. 무려 500년 된 보호수. 가을에 보면 정말 장관이겠지. 크
가만있음 안 되겠다 싶어 일어나 창가로 가 동생 세워두고 사진 여러 장 찍어주고는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뒤로 잎은 역시 다 떨어졌지만 대롱대롱 감이 매달린 나무 또한 멋들어졌다. 테이블로 돌아가 앉아 한참을 바라보며 웰컴 티와 커피 마시면서 여유 즐기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2-2. 아랫방 윗방 탐험
아이들은 뭐 거의 흥분의 도가니였다. 건물 두 채를 신나게 오가면서 그리고 그 안에서도 각 방으로 오가면서 둘이서 뭐가 그리 신나는지 엄마들을 찾지도 않는다. 아 행복해.
다소 찬 바람에 오가는 발길로 방의 열기 빠져나갈까 문 단속 시킨다고, 뛰다가 미끄러지거나 발이 빠져 넘어져 다칠까 봐 잔소리하던 것도 어느 순간부터는 알아서 하겠거니 점점 내려놓고...
2-3. 전통 한옥 숙소 사진으로 추억 남기기
머무는 공간마다 모두 포토존인 곳, 눈에 담기는 순간들을 다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을 참 많이도 찍었더랬다. 아이들, 나와 내 동생, 엄마 모두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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