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이 떠오르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
오빠랑 서아랑 북촌한옥마을로 가기 전 점심을 뭐 먹지 고민하던 차에 일전에 같이 독서모임 하던 엄마들과 갔던 칼국수 집을 가봐야지 싶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보고 칼국수 먹으면서 면 러버인 오빠랑 서아가 떠올랐었는데 그게 벌써 2년 전이니 한참이나 시간이 흘렀네.
1. 삼청동 대표 맛집 황생가 칼국수
1-1. 황가네 칼국수 주차 및 대기 정보
성당 끝나고 서울로 넘어가 점심을 하려 했던 것인데 근방에 도착하니 이미 1시 30분이 되었다. 와 소도 잡아먹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배가 고파진 상태. 아무래도 주차하고 대기하고 같이 움직이면 안 되겠다 싶어 갈라지기로 하고 서아랑 나는 먼저 음식점 앞에서 내려 대기를 할터이니 오빠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주차를 하고 와달라 부탁을 했다.
대게의 삼청동 일대가 그렇듯 주차하기가 쉽진 않다. 음식점 바로 옆으로 주차공간이 있긴 한데 너무 협소하니 사실상 주차는 불가능 하다고 보인다. 일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먼저 보느라 주차를 그곳에 했었는데 점심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차를 뺐는데 그게 맘이 편했던 기억이 있어서 주차할 곳 알아보느라 뱅뱅 돌게 하느니 그게 낫다 싶었다.
황생가 칼국수 집에 들어서니 대기공간이 비닐막으로 칭칭 감겨 있었다. 안그래도 추운데 대기 시간 동안 발목에 반깁스 한 딸내미를 데리고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공기가 훈훈해서 안심했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입이 떡 벌어지는 우리 딸. 헉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나 얼마나 배고픈데, 못 기다려, 언제 밥 먹어, 심심해, 아빠는 언제 와 칭얼거림이 끝이 없다. 하지만! 여긴 대기가 쭉쭉 빠진다는 사실
언제 그 긴 줄이 쭉쭉 빠져서는 8년 연속 미쉘린 받았음을 드러내는 벽 앞에 우리 아이 혼자 덜렁 앉아 있게 되었다. 그간 서울 나들이때마다 맛집을 찾으며 빨간 미쉘린 스티커들을 보았던 터라 미쉘린은 맛집이라 생각하게 된 서아는 엄마 이거 봐 장난 아니다 진짜 맛있나 봐. 난 16년에 태어났는데 여긴 17년부터 와 8년 연속이래. 조용한 가운데 또 한참 감탄사를 내뱉는다.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안내하시던 분께서 미쉘린이 뭐하는 회사인지 알아? 내 얘기 들어봐 하고는 기다리는 내내 아이랑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주셨다. 어느덧 정말 입구 코 앞에 다다랐는데 주차 마치고 온 오빠도 잠시 함께 기다렸다.
1-2. 황가네 칼국수 메뉴판 및 추천 메뉴
좌식 테이블로 안내해주셔서 앉아 메뉴판을 펼쳤는데 바닥이 뜨끈뜨끈해서 좋았다.
황가네 칼국수는 당연히 칼국수가 유명하지만, 이 집에서 특히 내가 좋아하는 건 왕만두! 칼국수 먹으면서 왕만두 같이 먹으면 정말 조합이 아주 끝내준다. 간간히 사골 국물 들이켜면 그 또한 캬! 완전 추천!!
오빠랑 나 그리고 서아까지 셋이서 2개를 시키자니 모자를 것 같고 그렇다고 3개를 시키자니 많을 것 같고 잠깐 고민했었다. 일전 엄마들 셋이서 각자 칼국수 3개를 시켰는데 셋 다 남겨가지고 아 너무 아깝다 하나는 만두 시킬 걸 그랬나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주문하게 된 건 칼국수 2개에 만두 1개. 다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와 그걸 우리가 다 비우고 나왔으니 서아가 진짜 많이 크긴 했다.
사실 이 집의 치트키는 함께 나오는 백김치와 빨간 김치인데 칼국수와 왕만두 자체가 자극적인 음식이 아니고 간 자체가 워낙 심심해서 난 더 맘에 들어하는데, 김치를 함께하면 즐거운지라 홀린 듯이 계속 먹다가 금방 그릇이 비워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입에 침이 고이네.
비워질 때쯤 아 리필 부탁해야지 생각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계속 채워주신다. 조용히 젓가락을 계속 빠르게 움직이는 오빠를 보면서 혼자 한참 흐뭇하게 웃었었지. 흐흣
빠르게 면치기를 해가며 만두도 덥석 덥석 먹던 서아는 어느 순간 배부르고 엉덩이 따시니 잠이 오는지 스르륵 내 어깨에 기대어 오더니 무릎을 베고 아예 누워버렸다. 그러면서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며 행복하다니 내가 다 뿌듯하네.
나중에 방문하게 되거든 버섯 전골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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