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그 시작은 바야흐로 1년 전 23년 12월 딱 지금 즈음이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진짜 해외여행을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빠, 나, 서아 이렇게 우리 세 가족의 첫 해외 여행지가 이탈리아가 되다니...
1. 한번의 스튜디오 촬영으로 운전면허갱신부터 여권신청까지
곧 한 해도 끝나가는데 해야 할 게 많네
나 운전면허증 갱신 해야 되는데 너무 오래된 사진을 변경하고 싶어.
그래? 그럼 아예 여권 사진을 찍을까?
오빠 여권도 만료 되지 않았어? 것도 다시 만들 겸
맞아 요즘 새로 나온 거 이쁘던데 그 김에 우리 딸내미도 여권 만들어주자 없잖아!
심지어 발급 하는데도 집에서 엄청 가까워졌어.
오 여권 만들면 우리 해외여행 가는 거야?
일단 만들어 고고!
여권 사진 찍으러 가자!
갑자기 불타오르던 신랑과의 대화 끝에 일전 찜해두었던 스튜디오에 덜컥 여권 사진 촬영을 예약하기에 이른다. 와 이렇게 빨리 의견이 모아지고 진행된다니 사진 찍으러 가는 일이 이렇게 신이 나는 일이었던가.
두근두근.
2. 여권 사진 잘 찍는 곳 선택 시 중요한 3가지 포인트!
사실 개인적으로 여권 사진 촬영이 썩 기대되는 일은 아니었다.
꽤 비싼 돈을 주고 찍었던 일전 내 여권 사진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봐도 내 이모가 여권 안에 들어가 앉아 있는 것만 같다. 언젠가는 심사장에서 한참을 의심을 받으며 못 나온 적도 있을 정도로 누가 봐도 내가 아닌 것 같은 보정의 결과물로 무려 10년을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녔었다.
서아에게도 사진 촬영은 그다지 신나는 일이 아니었다.
동네 스튜디오에서 첫 증명사진 촬영을 했었는데 나름 알아보고 갔던 곳이었는데 불구 기억이 좋지 않게 남았기 때문이다. 엄청 귀차니즘의 목소리로 쌀쌀맞게 재촉하듯 촬영해 주시던 분도 문제였지만 계속 들락날락 대기하는 사람, 사진 찾으러 온 사람들로 분위기도 산만하고 펑펑 터지는 불빛에 아이가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억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중에 보정사진을 먼저 메일로 받아 확인했는데 어설픈 보정으로 얼굴 표정을 건드려놨더라.
에?? 누구지?? 아예 이건 내 아이가 아니었던.... 와..
거리가 문제가 아니다.
스튜디오를 동네에서 찾으려고 하지 말고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봐야겠다 싶어 한참을 찾아보던 중 자연스러운 개인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해주는 곳을 찜해두고 몇 날 며칠 후기를 싹 다 뒤져 보았다.
그리고 딸내미의 두 번째 사진 촬영을 하며 맘에 쏙 들었던 곳은 바로 스튜디오브러쉬 다.
2-1. 스튜디오 브러쉬를 선택한 이유
스튜디오브러쉬 | |
여유있는 시간 | 공장식으로 빨리 빨리 찍는게 아닌 온전히 우리에게 집중해 줄 수 있는 예약제 촬영작가님과 카메라 앞에서 굳지 않게 촬영 전 아이스브레이킹 시간 있음 |
친근한 분위기 | 아이와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춰 줄 수 있을 정도로 어린이 촬영 경험 다수 눈치 안보고 원하는 만큼 보정을 요청 가능 |
마음에 드는 결과 | 정말 순간의 찰나로 드러나는 미소와 뜬 눈 캐치 인생 사진으로 간직 할 수 있도록 제발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보정 |
1년 전 처음 갔을 때는 주로 MZ들이 컬러프로필이나 자연광프로필 찍고 인생샷 건지는 곳으로 유명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첫 번째 만남 이후 아역배우들 촬영이 늘어나셨었는지 곳곳이 어여쁜 아이들 사진이 가득했다.
오랜만의 방문이라 처음에는 쭈뼛거리던 아이는 또래들 사진 소개도 해주고, 작년 촬영 때 나눴던 얘기들을 작가님이 꺼내니 금세 긴장을 풀고는 장난도 치더라. 우리 셋 중 젤 먼저 촬영을 시작했는데 정말 표정에 힘들어 간 것 하나 없이 자연스럽게 잘 나왔다. 흑 역시 여길 오길 잘했다 싶었던 순간.
촬영 후 작가님 팽이를 빌려서는 테이블에서 바닥에서 무한 돌리기 시작해서 넘어질 기기들도 있어 조심시키느라 바쁘기도 했는데 조명이 있고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스튜디오가 무대 같다며 춤추며 돌아다니던 지난번과는 달랐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서아의 웃음소리가 나고 여유를 찾고 나니 오빠도 나도 한결 표정은 좀 풀어진 상태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고, 촬영도 속전속결로 진행되어 금방 끝이 났다. 사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나서 와 건질 게 있을까 싶었는데 진짜 깜짝 놀란 건 정말 어떻게 찍어도 반 이상 눈을 감는 오빠인데 사진 들 중 눈감은 게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심지어 표정이 귀여워. 그런데 내 사진.. 와.. 나 진짜 많이 늙었구나 하하하하....
서아랑 오빠의 보정은 일사천리로 끝내고, 내 사진을 모니터에 띄운 순간 작가님과 눈빛 교환 3초. 걱정 말라는 눈빛을 보내시더니 번개같이 우다다다다다 눈밑 지방 넣어주고 잔주름 없애주고 이마 봉긋하게 해 주고 다시 바라보신다. 오!!! 사진앱만큼은 아니지만 (그러면 내 얼굴이 아니게 될 테니) 완전 맘에 들어버렸다. 여기저기 원하는 거 말하고 나니 더 이상 요청할 것도 없네;;; 오빠도 제법 맘에 들었는지. 부모님이랑도 여기 와서 가족사진 찍었으면 좋겠다며 작가님께 너스레를 떤다.
셋이서 기분 좋게 미션 클리어!
이제 여권 만들러 가야지!
2-2. 스튜디오브러쉬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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